엑소좀, 세포 간 택배 시스템의 등장… 피부 재생 연구는 어디까지 왔을까?
엑소좀은 세포 간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세포외소포(EV)의 한 종류다. 김기범 원장이 피부 재생 및 레이저 병용 연구와 제품별 차이, 주사 적용의 안전성을 살펴본다.

“원장님, 엑소좀 맞으면 어때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질문이다. 짧은 질문이지만 답을 하려면 생각보다 여러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어떤 제품을 말하는지, 피부에 바르는 것인지 주입하는 것인지, 기대하는 변화는 무엇인지부터 살펴야 한다.
환자에게는 하나의 이름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제품의 유래와 제조 과정, 적용 방법, 연구 수준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이번에는 세포가 서로 주고받는 작은 ‘택배 상자’라는 비유에서 출발해 엑소좀의 개념과 피부 재생 연구, 실제 임상 근거와 안전성 문제를 차례로 짚어보려 한다.
세포가 서로 주고받는 작은 택배, 엑소좀
세포는 주변과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세포외소포(Extracellular Vesicle, EV)를 통한 전달이다. EV는 세포가 밖으로 내보내는 지질 이중층으로 둘러싸인 작은 입자로, 그 안에 단백질과 지질, RNA 등 여러 분자를 담을 수 있다.
택배에 비유하면 바깥의 막은 상자이고 안에 담긴 분자는 내용물이다. 다른 세포가 이 입자를 받아들이면 그 세포의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실제 세포가 주소를 적어 택배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포 간 신호전달을 쉽게 떠올리기 위한 비유다.
여기서 용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EV라는 큰 범주 안에서 세포 내부의 엔도솜 경로(endosomal pathway)를 거쳐 만들어지는 소포를 엑소좀(exosome)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분리한 입자가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국제 연구 지침인 MISEV2023이 생성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EV 또는 small EV 등의 명칭을 권하는 이유다. 입자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엑소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같은 크기의 택배 상자라도 내용물이 모두 같지는 않다. EV 역시 어떤 세포에서 얻었는지, 세포를 어떻게 배양했는지, 입자를 어떤 방법으로 분리하고 정제했는지에 따라 구성과 작용이 달라질 수 있다. 피부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엑소좀’이라는 이름 자체가 아니라 어떤 제제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났는지다.
노화된 피부세포는 어떤 신호를 주고받을까
피부 노화를 이해할 때는 세포 자체의 상태뿐 아니라 주변에 무엇을 내보내고 어떤 신호를 받는지도 살펴야 한다. 노화 세포의 분비 특성을 뜻하는 SASP(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역시 이러한 연구와 연결된다. 그렇다면 EV를 이용해 노화와 관련된 세포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2026년 Ponnikorn 등은 제대와 지방의 중간엽 줄기·기질세포(MSC)에서 얻은 엑소좀 제제를 비교했다. 반복 배양한 사람 진피 섬유아세포와 자외선에 노출한 인체 피부조직을 실험 모델로 사용했으며, 세포 노화와 염증, 콜라겐 관련 지표를 살펴봤다. MMP-1과 IL-6 감소 등 후속 연구를 기대하게 하는 변화가 보고됐다.
다만 논문에 ‘인체 피부’라는 표현이 등장한다고 해서 실제 환자의 얼굴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해당 피부조직은 몸 밖에서 유지한 실험 모델이었으며 조직 관찰 기간도 7일이었다. 환자에게 시술한 뒤 수개월 동안 피부 변화를 추적한 임상 연구와는 구분해야 한다.
2022년 Guo 등의 연구에서도 지방유래 줄기세포에서 얻은 엑소좀을 사람 진피 섬유아세포에 처리했을 때 콜라겐 발현 증가와 일부 노화 관련 지표 감소가 보고됐다. 그러나 이 역시 세포실험이다. 세포 수준의 변화가 사람의 피부에서 얼마나 재현되고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노화 세포를 없애고 엑소좀으로 피부를 재프로그래밍한다’는 설명은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순서의 치료가 실제로 확립됐다고 말하려면 각 단계와 병용 방식에 관한 임상 근거가 뒤따라야 한다.
엑소좀의 피부 재생 효과, 임상 근거는 어디까지 왔을까
2026년 Alzahrani 등이 발표한 체계적 문헌 고찰은 피부 재생과 노화 관련 연구 21편을 검토했다. 여기에는 사람 대상 연구와 함께 세포·동물 연구가 포함됐으며, EV 제제뿐 아니라 세포배양액(conditioned medium), 혈소판 추출물 등 서로 다른 시료도 함께 다뤄졌다.
여러 연구에서 피부 탄력, 주름, 수분도, 색소 또는 조직 관련 지표의 개선이 보고됐다. 그렇지만 이러한 변화가 모두 사람에게서 확인된 것은 아니며, 동일한 제품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 얻은 결과도 아니다. 대상자 수와 비교 방법, 사용 제제, 추적관찰 기간을 함께 살펴야 한다.
프락셔널 CO₂ 레이저 병용 연구
Kwon 등이 2020년 발표한 연구는 위축성 여드름 흉터가 있는 25명을 대상으로 한 12주 전향적 무작위 이중맹검 분할안면(split-face) 연구다. 얼굴 전체에 프락셔널 CO₂ 레이저를 세 차례 시행한 뒤 한쪽에는 지방유래 줄기세포 엑소좀이 포함된 젤을, 반대쪽에는 대조 젤을 적용했다.
연구 결과, 엑소좀 젤을 적용한 쪽에서 여드름 흉터 평가와 일부 회복 관련 지표가 더 좋아졌다. 이는 해당 제제의 레이저 후 보조적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상자 수와 관찰 기간이 제한적이므로 이 결과만으로 모든 엑소좀 제품의 효과나 장기 안전성을 설명할 수는 없다.
마이크로니들링과 레이저 병용 관찰 연구
Vitale 등이 2025년 발표한 연구는 여성 9명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니들링, 프락셔널 CO₂ 레이저 또는 피코초 레이저에 엑소좀 제제를 병용한 쪽과 해당 시술만 시행한 쪽을 비교했다. 피부 상태는 30일, 90일, 180일에 평가했다.
연구진은 마이크로니들링과 CO₂ 레이저 병용에서 엑소좀 추가에 따른 개선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고 보고했다. 피코초 레이저에서는 양쪽 모두 개선됐으나 엑소좀을 추가한 데 따른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따라서 세 시술 모두에서 동일한 추가 효과가 입증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전체 대상자가 9명인 관찰 연구이므로 시술 간 우열을 정하는 근거로 삼기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이 연구의 일반 마이크로니들링은 고주파를 함께 사용하는 마이크로니들 고주파(MNRF)와 다르다. 일반 마이크로니들링의 결과를 MNRF 병용 효과로 그대로 옮겨 설명해서는 안 된다.
엑소좀은 유래와 제조 방법부터 확인해야 한다
사람의 세포에서 얻은 EV, 식물이나 미생물에서 얻은 소포, 우유에서 분리한 EV는 서로 유래와 구성이 다르다. 어느 한 범주의 연구 결과만으로 다른 범주의 효과가 같거나 더 낮다고 판단할 수 없다.
세포배양액 역시 EV의 또 다른 유래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세포를 배양한 뒤 얻는 액체로, EV 외에도 여러 수용성 단백질과 대사물질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세포배양액을 평가한 연구와 분리·정제한 EV를 평가한 연구는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제품에 표시된 입자 수는 하나의 특성 정보일 수 있지만 그 숫자만으로 효과나 안전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분리 과정에서 함께 남을 수 있는 성분, 보관 중 안정성, 제조 단위 간 일관성, 생물학적 활성 등도 중요하다.
Maher와 Gold가 2026년 발표한 검토 논문 역시 제조·품질 평가, 용량 설정, 장기 안전성 자료의 축적을 주요 과제로 다뤘다. 연구에서 사용한 제제와 실제 적용하려는 제품 사이의 관련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피부에 바르는 것과 주사로 넣는 것은 다르다
새로운 기술을 임상에 연결할 때는 연구 결과뿐 아니라 제품의 사용 목적과 허가·표시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외용으로 사용하는 제품과 피부 안에 주입하는 제제는 노출되는 조직과 요구되는 평가가 다르다. 바르는 제품의 유통 사실이나 외용 적용 연구만으로 피내 주입의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 FDA는 2019년 12월 6일 엑소좀 제품에 관한 안전성 공지를 발표했다. 당시 승인되지 않은 제품 사용 후 중대한 이상 사례가 보고됐고, 공지 시점에 FDA 승인을 받은 엑소좀 제품은 없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해당 발표 당시와 대상 제품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며, 개별 제품의 현재 규제상 지위는 구체적인 용도와 허가 사항에 따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세포외소포치료제 품질, 비임상 및 임상 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2023년 개정본은 EV 치료제 개발에서 고려해야 할 평가 사항을 다룬다. 다만 개발 가이드라인의 존재가 개별 제품의 품목허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화장품의 표시·광고 역시 별도의 기준에 따라 살펴야 하며, 임상시험 승인과 판매를 위한 품목허가도 구분해야 한다.
주사 적용의 안전성도 충분히 살펴야 한다
2025년 10월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에 발표된 Park의 증례 보고는 엑소좀 함유 제형의 피부 내 주사 후 나타난 이상반응을 다뤘다. 해당 논문에는 지속성 홍반, 구진·결절, 육아종성 염증 및 흉터가 발생한 성인 여성 4명의 사례가 기술됐다. 주사용 의약품으로 허가되지 않은 제형이 피부 내에 투여됐다는 점에서 제품의 정체성과 투여 경로를 확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다만 네 사례만으로 이상반응의 발생률이나 모든 EV 제품의 위험도를 계산할 수는 없다. 원인을 EV 자체, 제품 순도 또는 시술 환경 중 하나로 단정할 수도 없다. EV 외의 잔류 성분과 오염원, 입자 응집, 투여 기법, 개인의 면역반응 등이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많이 사용된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추정해서도 안 되지만, 일부 증례만으로 모든 EV가 같은 이상반응을 일으킨다고 일반화해서도 안 된다. 실제 제품과 투여 경로에 맞는 품질·안전성 자료가 판단의 출발점이다.
진료실에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기준
- 연구에 사용된 제제와 실제 제품이 같은가. 유래가 비슷하더라도 제조 방법과 성분이 다르면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근거가 충분한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레이저나 마이크로니들링 후 적용을 검토할 때도 해당 조건에 맞는 품질·안전성 자료와 보관 방법을 살펴야 한다.
- 피부에 바르는가, 피부 안에 주입하는가. 외용 화장품에 관한 자료만으로 주사의 안전성을 설명할 수 없다. 주사 적용에는 해당 제제와 경로에 적합한 허가 또는 정식 임상시험 범위, 품질 및 안전성 자료가 필요하다.
- 확인된 결과와 아직 연구 중인 내용을 구분했는가. 일부 병용 연구에서 개선이 관찰됐다는 사실과 특정 제품의 효과·장기 안전성이 충분히 확립됐다는 판단은 서로 다르다. 기대할 수 있는 변화와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함께 설명해야 한다.
환자에게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엑소좀은 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작은 입자로, 피부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일부 레이저 병용 연구에서 개선 결과가 보고됐지만 제품과 사용 방법에 따라 근거가 다릅니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인한 뒤 기대할 수 있는 변화와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함께 설명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환자에게 어떤 제제가 도움이 되는지, 추가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적절한 용량과 적용 간격은 무엇인지 등에 관한 자료가 더 필요하다. 병용 시술에서는 기기 자체의 효과와 제제를 추가했을 때의 효과를 구분하는 연구도 중요하다.
연구 가능성을 임상적 신뢰로 이어가기
엑소좀과 EV는 피부 노화 연구에 새로운 관점을 더하고 있다. 에너지 기반 장비(EBD)가 물리적 에너지로 조직의 재형성 반응을 유도하고, 광생체조절(PBM)이 세포 신호와 대사에 관여한다면, EV 제제는 세포 간 물질 전달을 통해 반응을 조절할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들은 서로 대체 가능한 치료의 순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근거 수준을 가진 연구 분야다.
기전이 흥미롭다는 사실이 곧 특정 제품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세포에서 어떤 공정으로 무엇을 얼마나 정제했으며 어떤 경로로 적용하는지를 더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엑소좀의 피부 재생 가능성은 연구되고 있지만, 제품마다 내용물과 품질이 다르고 피부 재생 효과와 장기 안전성은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 특히 주사용으로 허가되지 않은 제품을 피부에 주사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레이저 후 국소 적용도 일부 소규모 연구가 있을 뿐,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 표준치료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세포실험의 의미 있는 변화, 소규모 임상 연구의 개선 결과, 특정 제품의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다는 판단은 서로 다른 단계다. 연구 성과를 그 범위에 맞게 설명하고, 의료진의 관찰과 연구자의 검증, 기업의 제조·품질 자료를 함께 축적하는 과정이 이 분야의 신뢰를 키울 것이다.
글 | 김기범 원장
원문 출처 | 《D&PS (Dermatology & Plastic Surgery)》 2026년 10월호, 「Exosome: 세포 간 택배 시스템의 등장, 그런데 지금 어디까지 왔는가」
※ 본문은 원장 기고문을 웹사이트 열람에 맞춰 문단·소제목 및 표현을 일부 편집한 글이다.